‘고장 난 단백질’을 쓰레기통에? 차세대 신약 기술 PROTAC이 온다

2025. 7. 28. 06:16·최신 의학 뉴스

 

세포 속 '쓰레기 단백질'을 청소하는 분자 청부업자: PROTAC 심층 분석

 

기존의 약은 질병을 일으키는 '고장 난 단백질'의 작동 스위치를 잠시 끄는 '억제제(Inhibitor)'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암세포가 다른 스위치를 켜면 내성이 생겨 약이 듣지 않았죠. 만약, 이 고장 난 단백질 자체를 세포 안에서 '쓰레기'로 만들어 영구적으로 없애버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2025년,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표적 단백질 분해(PROTAC)' 기술이 차세대 신약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핵심 요약: PROTAC은 질병 단백질을 세포의 자체적인 '단백질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해 분해하고 제거하는 새로운 개념의 약물입니다. 기존 약물이 접근조차 못 했던 80% 이상의 '공략 불가(Undruggable)' 단백질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어,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1. PROTAC은 어떻게 '고장 난 단백질'을 청소하는가?

PROTAC은 양손에 다른 도구를 든 '분자 청부업자'와 같습니다. 이 청부업자는 3단계에 걸쳐 임무를 수행합니다.

 

  1. 1단계 (타겟 포착): PROTAC 분자의 한쪽 팔이 질병을 일으키는 '고장 난 단백질'을 정확하게 찾아 꽉 붙잡습니다.
  2. 2단계 (청소부 호출): 동시에 다른 쪽 팔은 세포 내 단백질 청소 시스템을 관장하는 'E3 리가아제(E3 ligase, 특정 단백질에 폐기물 표식을 붙이는 효소)'를 불러들여 결합시킵니다.
  3. 3단계 (폐기물 스티커 부착 및 분쇄): 호출된 E3 리가아제는 고장 난 단백질에 '폐기물 스티커' 역할을 하는 유비퀴틴(Ubiquitin, 분해 표식 단백질)을 여러 개 붙입니다. 이 스티커를 인식한 세포 내 거대 단백질 분쇄기인 프로테아좀(Proteasome)이 다가와 해당 단백질을 아미노산 단위로 완전히 분해하여 제거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PROTAC 분자는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다음 타겟을 찾아 떠나므로, 소량만으로도 촉매처럼 계속해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 모든 단백질이 이 청소 시스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PROTAC이 결합할 수 있고, 세포 내 분해 경로로 유도할 수 있는 특정 단백질에 한해서만 작동한다는 점은 이 기술의 현재 한계이기도 합니다.

 

 

2. 기존 약물(억제제) vs PROTAC(분해제)

📊 치료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

구분 기존 약물 (억제제) PROTAC (분해제)
작용 방식 단백질의 특정 '기능'만 일시적으로 차단 단백질 자체를 물리적으로 '제거'
'Undruggable' 타겟 공략 불가 (약물이 결합할 홈이 없음) 공략 가능 (어디든 붙잡기만 하면 됨)
내성 문제 단백질 변이 시 내성 발생 쉬움 내성 발생 가능성 현저히 낮음

 

 

3. 2025년,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는?

글로벌 선두 기업인 Arvinas와 Kymera Therapeutics 등이 2025년 상반기, PROTAC 기반 신약의 의미 있는 임상 결과들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성과 요약

  • 전립선암 치료제 (Bavdegalutamide): Arvinas가 개발 중인 이 약물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군에서도 의미 있는 항암 효과를 보이며,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 면역질환 치료제 (Razuprotafib): Kymera가 개발 중인 이 약물은 아토피 피부염 및 화농성 한선염 환자 대상 2상 시험에서 뛰어난 염증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습니다.
  • 경구형 PROTAC 개발: 아직 많은 PROTAC이 주사제 형태이지만, 여러 기업이 복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먹는 약' 형태의 PROTAC 개발에 성공하며 임상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4. 꼭 알아야 할 Q&A: 한계와 과제

Q1: 지금 당장 처방받을 수 있나요?
A: 아직은 아닙니다. 2025년 현재, 대부분의 PROTAC 후보 물질은 임상 2상 또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FDA의 최종 승인을 받고 상용화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Q2: 부작용은 없나요? 한계점은 무엇인가요?
A: PROTAC은 정밀 타겟팅으로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몇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 분자량이 커서 먹는 약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기술적 허들이 있습니다.

둘째, 의도치 않게 정상 단백질까지 분해할 '오프타겟(Off-target)' 부작용 가능성을 완벽히 배제할 수 없어, 장기적인 안전성 데이터 확보가 중요합니다.

 

 

 5. 환자와 투자자를 위한 핵심 관전 포인트

💡 앞으로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 3상 임상시험 진입 여부: Arvinas, Kymera 등 선두 기업들의 후보 물질이 상용화의 마지막 단계인 대규모 3상 임상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입니다.
  • 경구형 제제 개발 성공: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 형태의 PROTAC이 성공적인 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 빅파마의 M&A 및 기술이전: 화이자, 로슈 등 거대 제약사들이 어떤 PROTAC 기술을 도입하고 인수합병(M&A)하는지를 보면, 이 기술의 미래 가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PROTAC 기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암, 면역질환 등 수많은 난치병 정복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이며 모든 환자에게 안전성과 효과가 완벽히 입증된 것은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발표될 주요 임상 결과들을 통해 이 위대한 기술이 현실의 치료제로 안전하게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 본 콘텐츠는 2025년 7월 28일 기준 공개된 의학 및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모든 치료 관련 결정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정보 출처: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2024), Arvinas, Kymera Therapeutics 등 기업 발표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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